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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최고의 피서
김순봉
등록일 2026-07-14 16: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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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0
더위, 무더위, 땡볕, 장마, 모기 …….
작열하는 태양의 세례,
여름하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당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저 마당 한가운데 덕석을 펴고
그 옆에 모깃불을 피우고 부채를 부치며
벌렁 누워 파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렇게 몸서리치던 햇살이
서산으로 넘어가며 땅거미가 집니다.
동네 여기저기 굴뚝에서는 냉갈이 피어올랐습니다.
둘째 형수와 누나는 팥죽을 쑤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던 저는
윗방 커다란 항아리에 담긴 하얀 밀가루를
함박에 절반 이상 퍼옵니다.
바가지에 물을 담아 소금을 쳐
짭짤하게 간이 들게 하여 그 물을 부어
밀가루 반죽을 시작하죠.
형수와 누나는 팥을 삶기 시작하고요.
저는 반죽하여 주먹만 씩 나누어
다듬이 방망이로 그걸 쭉쭉 넓게 밉니다.
그러면 누나는 그걸 싹싹 칼국수로 썰죠.
그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형수는
팥을 어레미로 받쳐 팥앙금을 만들어
물을 붓고 부글부글 끓으면,
칼국수를 넣으며 국자로 젖습니다.
여기에 반드시 사카린을 쳐야만 단맛이 나죠.
이렇게 적당히 끓이면 맛있는 팥죽이 완성되죠.
엄마와 형님이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그 마당 덕석에 둘러앉아
게 눈 감추듯이 팥죽을 먹어 해치웠죠.
크~~~~~~~
그 맛이 아직도 이 여름을 달달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두레박에 담아 깊은 샘에 넣어 둔 수박을 꺼내
뚝뚝 썰어 온 식구들은 허겁지겁 먹습니다.
이보다 더 맛있는 피서는 없었던 것 같아요.
하루 피곤이 쏵 가시고 맙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시대 최고의 피서가 아니고 무엇이었을까요?
1970년대 그때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신청곡>
1. 이용복 <어린시절>
2. 거미 < You Are My Everything>
3. 헤은이 <파란 나라>
4. 햇빛촌 <유리창엔 비>




